삼천포깨비 2007. 2. 1. 23:51

'십중 팔구'라더니 이번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기상청에선 지난 주 초에도 춥다고 했고 주 말에도 춥다고 하여 집안에서 나갈 생각 않고 꼼짝하지 않는 바람에 울상을 짓는 사람도 있고 덕을 본 사람도 있단다.

거기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는것이고, 어제 오늘 추위는 겨울 들어 처음 느껴보는것 같았다.

시장통 한쪽에서 잡담하는 사람끼리 날씨 이야기 나왔다가 '기상청 폭파해야한다'고 하드니 기상청은 안심해도 되겠다.

일기예보하는 아나운서가 마음대로 지껄이지 않는 한 기상을 관측하는 기계도 실수는 있는 법이다.

 

나도 오늘 큰 실수를 했다.

손님은 만원짜리를 줬다고 하고 내 손에는 오천원짜리를 들고 있었는데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이 오천원권이 누구것이냐?'며 되레 큰 소리를 쳤다.

손님은 무엇인지 말은 해야하는데 기가 막힌지 말도 못하고 있는데 내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게 있었다.

이럴수가 있을까...

어떻게 잠시 잠깐 동안에 어처구니 없는 일을 만들 수 있는지 모르겠다.

손님은 나한테 만원짜리를 주었고 나는 바로 돈통에서 오천원짜리를 꺼내고는 백원짜리 동전 통에서 오백원짜리를 찾는다고 뒤적이고 있었다.

거스름돈은 오천오백원이었는데 오백원짜리 찾다가 손에 쥔 오천원짜리에 대해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것이다.

오천원하고 오백원을 동시에 줘야하는걸 깜박하고 오백원짜리만 건네줬다가 멀쩡한 얼굴이 아주 고약한 얼굴로 변하면서 '만원짜리 줬다'며 소리를 지르는데 재판관 앞에 선 죄인처럼 찔끔거리며 '아니라'고 대들었다.

재빨리 내 실수였다는걸 알아차린 나는 '죄송하다'며 연거푸 고개숙이며 인사했다.

앞서 나갔던 일행이 되돌아 오면서 무슨일인지 궁금해 했는데 잔돈 잘못 거슬러 준것에 설명하며 다시 '죄송하다'고 했다.

일행은 괜찮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거스름 돈을 손에 쥔 손님을 잡아 끌고 나갔다.

지금까지 이런적 좀처럼 없었는데 손님 실수면 실수였지 내 실수는 없었는데 왜 이러는지 알아낼 방법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