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중에 행복한 나...
지금 만약
부모님께서 살아 계신다면
당신은 정녕 행복한 사람이다.
두분 중 한 분만이라도 살아 계신다면
이 또한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
시간은 많지 않다
뒤로 미루지 말로 바로 시작해야 한다.
더 늦기전에
회환의 눈물을 흘리며 땅을 치기전에...
이 글을 읽으면서 공연히 눈물난다.
부모님 생각만 하면 늘 후회요 한숨이다.
사람들은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 사랑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나도 입이 두개 있어도 할 말 없게 된다.
아이들이 아팠을 때 학교에 행사 있을 때 만사 제치고 뛰어 갔는데 부모님 입원 하시어 수술까지 하게 되었을 때 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절대 오지 말라는 엄명(?)으로 받아 들이고 가지 아니 하였는데 뒤늦게 들은 이야기지만 많이 서운해 하셨다는것이다.
아프지 않고 멀쩡하게 살고 있는 자식 보고 싶다고 한달이 멀다하고 달려 오시는데 그 때만 생각하면 불효막심한 행동이었다.
또. 물이 아래로 흐르지 위로 흐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곰곰이 생각해 봤다.
부모님은 늘 우리들 걱정에 불쑥 전화를 걸고 말투나 느낌으로 어름어름 짐작하시기도 한다.
먼저 전화하여 어디가 편찮으신지 잘 주무셨는지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여쭈어야 도리인것을 그렇게 하기가 여간 쑥쓰러운게 아니었다.
막내와는 하루에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통화를 하시지만 나와는 거의 오분을 넘기질 못했던것 같다.
거기다 내가 걸은 적 보다 먼저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는 쪽이 훨씬 많았다.
첫 물음이 장사가 잘 되느냐로 시작되지만 늘 안 된다는 대답부터 했다.
"지금 어딘지 아니?"
"어딘데요."
"닭갈비집에 있다."
"왜요?"
"니 좋아하는 닭갈비 먹으면서 약 올리려구 왔다."
"맛 조으세요?"
"지금 굽는데 다 돼 간다. 먹고 싶지?"
"네."
"흐흐흐. 아빠만 많이 먹고 가께."
"피이~"
"끊는다."
아버진 내가 얼마나 섭섭해하는지 다 아시면서 모르는 척 딱 끊어 버리셨다.
다음날 닭갈비 포장 되어서 택배로 보내왔다.
그런 아버질 두고 나는 맛있는거 있으면 우리 애들 입에 더 넣으려 애썼다.
이 마저도 불효가 아닌가 싶으다.
보태달라는것도 아니고 우리가 잘 사는걸 바라시는데 그것도 못하고 산다.
한달에 한번씩 삼천포에 다녀가시는데 집이 넓은 막내한테 가서 주무시기 때문에 그마저도 미안해 하신다.
다행히 동안에 시장통 복판에서 벗어나 가게 얻어 옮긴것만도 마음 놓으시는것 같았다.
이년이 좀 넘었나보다.
아버진 엄마와 나와의 관계에 틈을 없애려 노력 하셨다.
문제는 슬이아빠때문이지만 내가 더욱 화를 냈고 눈치보는게 싫어서 명절때만 친정 방문하는게 형식적이었다.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엄마와 딸이지만 사위를 못마땅해 하는 엄마때문에 거북한 입장이 되었었다.
그걸 눈치 챈 아버진 엄마와 손잡게 할 수단이 필요했다.
어느날 은근한 눈빛으로 날 바라 보시더니 한가지 부탁할게 있다시며 따로 불렀다.
"한 달에 십만원씩만 엄마통장으로 보내면 안되겠니?"
그때까지만해도 갖다 쓴 돈이 더 많았지 드린 돈은 다시 내려 올 때 기름값이나 아이들 맛있는거나 옷이라도 사라며 도로 받았던거였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말씀에 무조건 그러겠다고 대답부터 했다.
벌써부터 했어야 할 일을 그제서야 할 수 있다는게 얼굴 못 들게도 했다.
슬이아빠가 못하겠다면 나 혼자서라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돈 십만원이 큰 무리는 아니었으면서도 못했다는게 얼마나 도리가 아니었는지 그때서야 깨닫게 된것이다.
그때부터 십만원이 이십만원이 되고 이십만원이 삼십만원으로 올렸다.
그건 십만원씩을 꼬박 부친지 일년이 좀 넘어서 슬이아빠한테 차를 선물하셨기 때문이다.
고맙다고 하시며 엄마한테 더 잘하라시며 통장에 돈을 탈탈 털어서 아반떼를 빼 주셨다.
매달 십만원씩 받은 엄마는 그렇게 미운 사위한테 아버지가 차를 새로 바꾸어 주었는데 군말이 없으셨다.
아버지의 작전이 들어 맞은것이다.
우리로서도 할 수 있는게 있다면 해보자고 궁리를 했지만 있는 한도에서 보낼 수 있다면 더 늘려 보내기로 했던것이다.
아버진 흐뭇해 하셨다.
이것도 아마도 작전이시다면 우리 아버진 훌륭한 전술가이신지도 모른다.ㅎ
얼마전에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많이 걱정을 하셨나보다.
"너거들 돈 십원 한푼 안 떼먹고 잘 간수했다가 보태 갈테니 벅차도 끝까지 해 봐라"시던 아버지 말씀에 귀신이 들었는지 며칠을 대박나게 하더니 돈 보내는거며 쓰는 일이며 무난하게 잘 넘겼다.
못난 자식이 모처럼 사람같은 행동에 귀신도 지장없게 도왔는지도 모른다.
오늘 어버이날에 모처럼 얼마나 부모님께 잘 못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 아이들보다 더 잘 해 드리겠다는 말 할 용기조차 없다.
내 진실은 뭘까...
이 자리 빌어 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싶다.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사람중에 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잘못한거 용서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