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깨비
2009. 6. 12. 17:51
일어나기 싫었다.
무슨 일인지 엄마를 안 부른다.
알아서 척척 한다.
토마토를 믹서기에 가는지 소리가 난다.
냉장고 문 여는 소리가 몇번이나 났다.
화장실에 물 트는 소리가 났다.
현관 문 여는 소리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그 후 소리라는 소리는 다 멎었다.
한차례 꿈속에 곤두박칠 치는가 싶더니 정신차리고 일어났다.
별로 아픈데도 없는데 기분 나쁘지도 않는데 그냥 배짱 부려봤다.
앉아 있어도 가게에 나가야 맘 편할것 같았다.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게다.
컴은 먹통이다.
기다리는 소식이 없으면 먹통이나 다름없다.
보건소에 가서 혈압을 쟀다.
70-110
시장에 갔다.
단골 손님을 만났다.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누구세요?
-나 몰라? 도깨비! 시장 가운데서...
-아! 근데 무슨 살이 그렇게 쪘어요? 얼굴은 낯이 익은데 배가 너무 많이 나왔어요.
-내가 그리 살쪘나...ㅎㅎ 편해서 살만 찌나봐. 가게 마트 앞으로 옮겼거든.
-알았어요. 함 먹으러 가께요. 족발 많이 먹어서 배 나온거예요?
-몰라~
보리밥 집 앞에 꽃나무들이 훌륭하다.
-슬이 엄마가 보면 돈 내야 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안 받는데 슬이엄마는 구경 값 내놔라.
-옴마? 나한테는 왜 돈 받는데요?
-슬이엄마는 돈 있게 생겼으니까. 돈 많은 마나님처럼 퉁퉁하니 보기도 좋고 부잣집 아이가?
-배만 나왔지 돈은 없어예...
-배 나오면 돈 있다는 표시 아이가?
-ㅎㅎㅎ 미치겠네.
그러고 보니 내 배 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