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야기/쉼표

사는게 다 그렇지만...

삼천포깨비 2009. 10. 1. 14:09

'인생이 별거 있어? 걍 술이지...'

내가 잘 가는 사이트에 타이틀이 되어 저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사는게 별거 아니라며 위로해 줄 수있는건 술뿐일까?

정말 요즘같으면 술 독에 푹 빠지고 싶은 심정이다.

모든게 싫어서 미워서 아파서 그리워서...

술은...잘 마시지 않는 나에겐 끼어들지 못하는거고 내 정신의 안전한 장소라 여기며 오늘도 성경 들었다.

그래도 정신은 여전히 날카롭게 곤두서있다.

 

몹시 급하다는 친구에게 이제는 어리석게도 한방 디게 맞아 버린 기분이다.

지금은 내가 급하게 되었는데 돈이 들어와야 줄 수 있다는 답변만 한다.

안 들어오면? ㅠㅠㅠ

슬이아빠 월급만 꼬박 들어와도 걱정 없을 일이지만 이번 달도 아직이다.

어제 오늘 사장과의 통화에서 들어 올 돈이 안 들어와서 입금 시키지 못하고 있다는것이다.

여기도 안 들어오면???

 

낼모레가 추석이다.

집에는 일단 못 간다는 전화에 많이 실망하시는 눈치다.

집에 붙박혀 있느니 슬이아빠도 애들도 나흘간이나 쉰다는데 강원도 다녀오는게 좋지 않을까...

동창한테서 전화오면 만나고 안 오면 그만이고...

최선배랑 늘 가던 카페에 쨘~!하고 생맥주잔 부딪칠것이다.

눈치 없이슬이아빠는 일어날 생각 안 하고 먼저 취해 횡설수설 할게 뻔하다.

지난 설에는 친정엄마가 슬이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 집으로 불러 들였다.

고스톱 칠 사람없어서 불렀다면서.

생각만해도 갑자기 기분이 설레여진다. 아주 잠시지만.

 

불량한 양심들 때문에 종일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중이다.

이 사람들은 내 말을 못 알아 들었을까?

남편보다 아이들보다 날 더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았다.

사는게 다 그렇게 힘들까?

어제 근처 아파트에 마흔 넘은 엄마가 12층에서 떨어졌다.

한두달 사이 또 있었던 일인지 사람들은 요즘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집에 들어 오면서 아파트 난간에 서서 내려다 봤다.

떨어지면 발모가지만 부러질것 같다.

2층이니까...

더 아플것 같았다.

 

두시가 가깝다.

다시 전화기 들고 통장 확인부터 해야한다.

과연 오늘 돈을 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