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언니의 생일...
좋은 이웃들 덕분에 처음 먹어 보는 음식들 많아서 소개하려 한다.
다들 자주 왔던 곳이라고 하지만 난생 처음이다.
메뉴판을 보면서 참메탕을 잘 못 읽은 줄 알고 다시 확인했다.
다른건 탕이라고 적어 놨는데 참게와 메기를 참메랑이라고 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결국 말도 못 붙이고 나온 나는 집안에서만 똑똑치 밖에 나오면 반피나 다름없다.(럭키사돈 말에 의하면...)
숙이씨 둘이씨 현이씨랑 늘 만나오면서 연이언니도 꼭 끼어 있었다.
나 포함하여 자주 만나면서 어느날 갑자기 생일 날 서로 챙겨 주기로 하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다음날 내 생일이 되었다.
8만원이 든 봉투를 손에 쥐어 주는 것이다.
아주 오래 전에 시어머니 살아 계실 제 여자 생일이 어디 있냐며 대뜸 고함 치던 생각이 난다.
작년에는 친정엄마가 아빠 다 죽어 가는 마당에 생일은 무슨 생일이냐고 동생한테 한 소리를 듣고 속 상했던 기억도 떠 올랐다.
갑자기 울컥 하면서 내 딸아이들한테 받은 선물 말고는 이런 감동은 처음이었다.
얼떨결에 회를 시켰고 그걸로 생일밥으로 떼웠다.
다음 차례가 현이씨 생일이었다.
돈을 거뒀으나 선물로 사기 보담 본인이 보태서 사는게 좋다는 생각으로 다시금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넸다.
현이씨 생일에는 거하게 장어구이를 먹었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고동도 줍고 바람이 품고 있는 바닷내음을 실컷 마시고 돌아 왔다.
그 다음은 연이언니 생일이다.
언니는 무얼 먹고 싶으냐는 질문보다 무얼 먹이고 싶어 했다.
원지에 무엇인지 몰라도 특별한 데가 있는 모양이었다.
거리도 문제지만 봉투에 든 돈 보다 더 들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에 가까운 곳으로 정한 곳이 민물고기식당이다.
삼천포에서 사천으로 가는 길목인 용현쪽이지만 바닷가에 민물고기식당이 유명하다는 것이 묘했다.
그 비싼 참게맛도 보고 민물메기도 맛 보고 수제비도 덤으로 먹을 수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지만 언니는 아침에 미역국을 혼자서 끓여 먹기나 했는지 궁금했다.
친정 가서 엄마가 끓여 주는 미역국에 생일 밥 먹고 왔다는 것이다.
나보다 낫다는.....중얼중얼중얼중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