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비가 자기 통장에서 거금 이십만원을 뺏다.
우리차에 네비게이션을 사기 위해서다.
슬이아빠는 삼천포에서 무슨 네비게이션이냐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했다.
과속으로 걸리는 걸로다 사도 벌써 샀겠다며 되받았다.
마침 좋은 기회로 싸게 살 수있었고 입금 다음날 택배로 보내왔다.
-이슬아. 네비에 카드 빼서 다운 받아야 하니까 니가 컴 열고 쫌 해라.
-엄마. 나 일찍 잘래.
-엄마. 나도...
이노무 가시나들이 뭘 해라하면 잠 자는 척하는거다.
꼭 열두시 다 되어서 자라고 몇 번을 일러야 겨우 자기들 방에 가거나 조금만 더...하면서 늦잠이다가 담날 아침이면 수월하게 일어나는 법이 없었다.
오늘은 다 일찍 자겠다?
다운 받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거실에 나와 티비를 보고 있는데 슬비가 궁금한가 보다.
방문을 빠꼼이 열더니 내 눈치 살핀다.
-엄마. 머해?
-머 하기는. 티비 보지.
-엄마... 따운 다 받았나?
-니들 잔다매? 자면 될거로 뭐가 궁금해. 안 자나?
-엄마...
슬비가 거실로 나올 자세로 일어나는걸 보고 선 김에 컴있는 방에서 책이나 들고 오라고 시킬려 했다.
-참! 그거 어디갔노? 그거... 그거.
마음이 급한 가운데 그저 그거 그거로 슬비 얼굴만 쳐다 봤다.
-어? 그거 뭔데?
-총!!!
슬이아빠가 대신 대답했다.
-엉? 엄마가 날 직일라꼬 총을? 어떻게 딸을...엄마!
슬비가 아예 총 핑계대고 잘 생각은 없는거 같다.
결국 한시가 다 되어서야 업데이트까지 끝났고 슬비는 그제사 자러 갔다.
거실엔 슬이아빠가 총 맞은 것처럼 자고 있었다.
출처 : 60년 쥐들의 세상
글쓴이 : 홍천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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