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대로 슬비가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곁에서 공부하는 걸 제때 봐 주지 못한 죄책감보다 화부터 났다.
담임 선생님이 성적을 알려 주었다는데 슬비가 엄마한테 감춘것이 들켰던것이다.
같은 반 아이가 엄마하고 순대사러 왔다가 이런 저런 말끝에 시험 본 이야기가 나왔다.
순대사러 온 엄마는 자기 아들이 수학을 좀 한다기에 시험 잘 쳤냐는 물음에 시험점수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어떻게 아는지 다시 물었다.
선생님이 다 알려줬다는것이다.
그런데 슬비는 지금까지 점수는 말하지 않아서 다그쳤다.
언니와 다르게 공부한답시고 책을 놓지 않고 있었기에 기대가 좀 있었던 터였다.
슬비가 겁먹은 얼굴을 하길래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말았다.
힘들어도 학원은 보내야겠다고 맘 먹고 이제 학원 보낸지도 열흘 넘겼으니 다음에 두고 볼 일이라 싶었다.
집에 와서 별 다른 이상없이 숙제부터하고 씻고 하던 대로 엎드려서 무언가를 긁적대는걸 보고 화장실에서 씻을 준비했다.
조용히 노크하더니 살짝 문을 열어 빨간 봉투가 들린 손만 내민다.
"엄마 보고 아빠도 보여 조오~"
봉투속에 카드를 꺼내니 아 글쎄 우리 슬비가....
오늘은 슬비가 나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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