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야기/쉼표

남해에선 이런 말도 쓴다?

삼천포깨비 2006. 5. 16. 07:33

"엄마! 티비에서 삼천포가 나와. 어서 틀어봐."

"어디?"

나는 한 손에 전화기를 귀에 대고 리모콘을 아래로 향한 버튼을 계속 눌렀다.

"삼천포 대교가 나왔는데 금방 없어졌어."

"피아노는 다 치고 티비 보는기가?"

"엉! 방도 치우고 피아노도 삼십번 다 쳤다." 엄마~ 빨리 마치고 와~"

"알았땅~ 어서 끊어. 지금 손님 있어."

"엄마~ 올 때 꼬지 사 오면 안돼?"

'이 노무..." 하는데 딸깍 전화가 끊긴다.

슬비가 전화기를 계속 들고 있었다면 '이 노무 짜식!" 하면서 욕 한마디는 들었을거다.

엄마 표정을 감 잡았는지 아니면 저 할 말만 하고 끊었는지 수화기에선 슬비 목소리는 사라졌다.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인데 남해에선 '다이다이다'라는 말을 쓴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 그런지 궁금하여 계속 티비를 지켜 봤다.

리포터가 남해 사람들에게 '다이다이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지 인터뷰를 하는데 못 들어봤고 그런 말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다이다이다'라는 말도 듣기도 하거니와 다들 그렇게 쓴다고 한다.

남해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할 때 '어서 오시다' '잘 가시다'라며 특유의 말투로 금방 남해 사람임을 알게 된다.

남해 한 동네에선 '어서 오시다'를 '어서 오시다이다이다'라며 인사 한다.

신기하게도 누구나 할것 없이 '어서 가시다이다이다'로 말끝이 '다이다이다'를 쓰는데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써 온 말인 '다이다이다'를 빼는게 더 어색하다 할까...

자기네 끼리는 아주 자연스러운 말투인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입장에선 이상하게 여겨지기도 했는데 나도 몇번 '다이다이다'를 붙여 보니 금방 익숙해진다.

남해에서 오는 손님이 많아서 멀리서 봐도 반가워할 만큼 친해져 있었던것도 표현하기가 더 쉬웠는지 모른다.

 

우리 슬비 덕분에 새로운 생각이 떠 올랐다.

주변에 재미나고 잘 써먹지 않는 말들 어쩌다 들으면 신기해 하기만 했는데 앞으로 꼼꼼하게 적어 보기로 하자고.

가령...

족발을 사 가면서 "새비 한통만 더 주세요" 하였는데 새우젖을 말 한것이다.

서울쪽에 표준말 쓰는 사람한테는 전혀 생소한 말투이다.

오래전 고향말로 기억 될 뿐 서울에 가서는 '새비'라는 말 아예 잊어 버리다가 '새비'라는 소리가 어찌 반갑지 않다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