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야기/쉼표

날씨 탓...

삼천포깨비 2007. 2. 8. 10:37

또 날씨 이야기다.

비가 온다고 예보하여 엊저녁엔 하늘을 의심스럽게 지켜 보았던것이다.

오랜만에 비가 줄기차게 내려 가뭄도 해소하고 빗소리에 정신 팔리고 싶었는데 밤 늦게는 오지 않았다.

아침에 슬비가 비가 온다며 우산 챙겨 나가는걸 보곤 정말 비가 오는구나 했다.

 

지금 분명 이월이고 초순이 아닌가.

그러면 겨울 중 한 겨울에 속한다.

옛말에 시월 초하루가 따뜻하면 감티장사 울고 간다고 하는데 음력으로 따지면 정월도 열흘이 남았다.

(감티는 손목에 찬바람 들어오지 않게 끼는 토시)

이때에 바람이나 불면 차다 못해 살을 에이는 칼바람이 불고 마치 구걸하는 사람처럼 옷 속에 온 몸을 숨기며 웅크려 든다.

그런데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한 날이 많아 추운줄 모르고 지냈다.

 

지난 일요일엔 등산다녀와 가게에 들려 소주 한 잔 마시는 손님은 와룡산을 세시간 걸으며 나뭇가지에 꽃망을이 달린걸 보았다고 했다.

봄을 한창 머금고 있었는데 한 겨울에 이런 현상은 자연이 붕괴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어제 티비 뉴스에서도 섬진강변에 매화가 활짝 폈다는 소식 전해주었다. 일러도 너무 이르다.

예년에 비해 보름 앞이라고 하는데 매화야 봄보다 이르게 피니 춥지도 않는 겨울 지내기 지루하여 탈출했을지 모른다.

 

방과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다가 컴앞에 풀석 주저 앉았다.

갑자기 노쇠현상을 일으켜 모든걸 까맣게 잊은 듯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누구에겐가 메일 한 통을 쓰리라 맘 먹은지 꽤 오래 되었는데 누군지도...

안부를 전할 여러사람중에 한 사람만 택하려니 어떤 의미로든 심각해지는게 싫어 곧잘 드나드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타인들로 가득 차 있는 가운데 안시성 싸움보다 더 치열하다.

성벽을 무너지지 않게 내부에 모든 장비 동원하여 사수하는 쪽과 원수 만난 듯 필요치 않은 이야기 덮어 씌우고 빈정거리고 교란시키다 네모칸 속에서 쏙 빠져 나간다.

잠시나마 글 몇개 읽어 내리며 마이너스니 프러스니 점수를 주고 무엇때문에 악역을 하며 미리 대선 승리를 증명해 보이려 하는지 안타깝다.

소위 알바라고 부른다.

정치시사 용어에 속하는지 몰라도 특유한 용어다.

자꾸만 텅텅 비어가는 머리속에 그래도 읊을 만한 대목 하나가 있다.

'명분이나 대의는 없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며 국민들 바보 만드는 정치인들 나쁘다.'

국민을 헛깨비로 보는 정신착란증으로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이런이런...

날씨탓인가?

오늘따라 머리속에 온갖 소동 다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살아 있는 이야기 > 쉼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 News'는 'Big News'  (0) 2007.03.24
새로운 만남의 학부모 교육과정 운영 설명회  (0) 2007.03.19
도깨비의 휴일  (0) 2007.01.23
우울한 이야기...  (0) 2007.01.17
새 해  (0) 2007.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