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오늘도 와요.
찌뿌둥한 어깨가 허리까지 번지는거 같아요.
아홉시에 시계바늘이 멈춘듯 할 때 슬이아빠 퇴근했어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개인사정만 아니라면 일주일 내내 야근이라니 저는 일단 편해요.
저녁 반찬 신경을 안 쓰는것도 얼마나 자유스러운지 주부라면 공감할 부분이지요.ㅎ
샤워하는 동안 토마토 갈아 주려고 믹서기에 담아 놨어요.
속옷 꺼내서 화장실 문 앞에 대령 해 놓고 할 일 없어 소파아 앉아 있었지요.
물소리가 나지 않을 때 벌떡 일어나 주방 앞에 다가 갔어요.
화장실 문이 열리는 순간에 고개 돌리며 슬이아빠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쳐다 봤어요.
말이 없어요.
-토마토 있는데 갈아 줘?
-아니.
-그럼 다른거 먹을게 없는데...
-대따.
-그래도 그냥 자면 서운한데 쏘주 한 병 사와? 집에는 하나도 없어.
-응!!!
마다할 줄 알았는데 무표정했던 얼굴에 화색이 돌아요.
잠깐 망설이다가 어쩌지 못해 사 오기로 했어요.
잠바 걸치면서 지갑을 들었어요.
-밖에 비 많이 온다.
-비?
-비가 오는가도 모르나? 쫌 오더라
-알았어. 갔다 올께.
비까지 오는데 소주 마시고 싶은 마음이 한결 같았나 봐요.
감기 크게 앓고 술 안 마시겠다고 했지만 그저께는 회사에서 회식이 있다면서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하루만에 술이 땡겼나봐요.
술이 고통스러운 경지에서 벗어나게 하는 머 그런게 있는거 같아요.
아파서 죽겠다고 하면서 오늘도 술을 마셔요.
술이 약인지 궁금해요.
오늘의 문의사항이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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