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시장통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서비스로다 내 얼굴...

삼천포깨비 2005. 8. 8. 00:39



 

 

 


 
"진짜 덥제?"
"그래도 어제카마 덜 하다."
"바람이 살랑하니 부니 살만하네..."
"냬는 그래도 몸에 물이 줄줄 한다. 치우고 달고 영감까지 씻기고 나오니 온 몸에 물이다."
"아요~ 아픈 사람 올해 몇이고?"
"육십여덟. 육년이나 됐다."
"명이 참 질다... 그차?"
"딴 병이 들어야 죽지 그병으론 안 죽는다."
옥수수를 들고 나온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노망으로  아무도 해 줄수 없는 일을 혼자 감당하는것 같았다.
며느리가 방학이라고 아이들 데리고 왔는데도 변소냄새 난다고 가라고 떠 밀었단다.
오늘도 똥을 주물러서 사방에다 떡칠을 해서 씻기고 나왔다는 푸념을 간간이 들을 수 있었다.
농사지어서 장에 내다 팔고 집에가면 살림하랴 할아버지 보살피랴 눈코뜰 새가 없는 할머니는 은근히 선이할매와 말 붙이면서 가게 앞에 앉았다.
단 몇분동안의 이야기...
마음속에서 뭉클한 그 무엇인가가 치솟았다.

'시장에서 길을 묻다 > 시장통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통에서 뽑은 특식...  (0) 2005.08.14
호우경보...  (0) 2005.08.08
재래시장은 마음의 고향...  (0) 2005.08.03
소나기 퍼붓는 여름날...  (0) 2005.08.02
삼천포 19일 장날에...  (0) 200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