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꾼들은 장날에 떠밀려 찾아오고...
나는 하루에 떠밀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러하다.
내가 별짓을 다한다고 입을 삐죽이며 가는데 한눈에 봐도 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씀이 아니다.
니 때문에 못 살것다는 20년지기 언니.
잘 되냐고 묻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아줌마.
의미 있는 행동을 한다는 장판집 아저씨.
맛 있겠다는 말을 건네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 보며 응큼한 눈짓 보내는 머리가 훌러덩 까진 대머리 아저씨.
오전중에 만원어치 팔고 서 있는데 하나도 사 주지 않으면서 삐딱한 말만 늘어 놓고 간 사람들이다.
저쪽에서도 뭐라 지껄이는 모양인데 들리지 않는게 다행이다.
마음씨 좋은 아줌마처럼 웃고 싶은데 우물쭈물대던 눈물이 앞을 가렸다.
욕심이 어디까지 뻗쳐서 이런 짓 하냐고 묻는데 듣는이로서는 무척이나 괴롭다.
사기치는것도 아니다.
물론 도둑질하는것도 아니다.
내 물건 내가 아무리 장바닥이라도 팔릴 수 있다면 내다 판다는데 거리낌없이 설교나 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눈들이 당황스럽다.
동생 가게에 들어가 얼른 눈물 훔치고 커피 마시고 싶다는 말로 표정을 바꾸고 다시 똑바로 섰다.
하나씩 팔리는 재미라도 있었으면 그 기분에 서 있었을건데 선거운동과 함께 와룡문화제로 이번 장은 망친것 같다.
전 장날은 우연찮은 기적으로 많이 팔렸다치지만 늘 그렇지 않으니 담 장날을 기다려 보자는 과일집 아줌마 따뜻한 말이 기분 풀어진다.
밖에보다 가게에 손님이 많은지 슬이아빠의 호출로 뛰어 가서 뛰어 오기를 반복했더니 빈 뱃속에다 헬렐레거릴 정도로 지치다 보니 10키로는 감량된 느낌이다.
이럴 때 기쁨을 뛸 듯이 기쁘다? (엉뚱 버전)
앞으로도 뒤로도 나는 내 식대로 산다.
사세요... 했지 사달라는 말은 안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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