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도깨비 사라진 중앙시장에.

삼천포깨비 2008. 4. 14. 01:00

 도깨비가게를 인수한 똑순아지매다.

생선가게로 바뀌었다.

 

무엔가 허전하다.

숨을 거둔 갈치하고 고등어 나란히 누웠다.

살았을 적엔 이성교제가 필요했을까? (이성이 이성이 아닌가???...)

아는 척이나 했을까?

무슨 연이 닿아

죽어 나란히 누워 있나.

그 소용돌이 속을 그리워나 했는지...

분노도 모르는 채 차가운 얼음위에 너무 반듯히 누워 있었다.

얼룩진 바닥은 비린내 가득하고

 

 

 반갑다.

 대포띠기 할머니다.

노상 느끼는 분위기지만

날마다 휴식이다.

누구는 애고패고 살아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어렵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어렵다.

날마다 힘들어 죽겠다는데...

 '재래시장 살리기'라더니

참 딱하다.

벌써 죽었는데 또 살려 준다네 그랴.

기술도 좋다.

재주는 또 어떠하노?

서글퍼도 어찌할 도리 없단다.

이곳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밑받침만 믿을 수 밖에는.

 신발가게에서 만두집으로...

만두집에서 브라자가게로...

브라자가게에서 옷가게로...

옷가게에서 내가 갈까말까 했는데.

떡집이 앞장 서서 집세 더 얹어 주겠다고 했다니 주인이야 얼씨구나..

 잘 되든...

잘 안되든...

실감이 가는지...

실감이 안가는지...

다 상관없다.

한결같이 부지런한 동신네다.

 시간을 잘못 맞추어 왔던지...

진짜 사람 구경하기 힘든지...

시장 골목은 그저 태평이다.

누가 그랬다.

날보고 복을 차고 나갔다고 했다.

복을 차고 나간게 틀림없는데...

이왕 온김에 복주머니 하나 더 차고 나갈까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