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서 불조심도 해야지만 이번엔 신종플루다.
이제 주변에서도 신종플루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뉴스에서는 마치 비밀을 나누는 것 같이 겁을 주기도 하고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다.
한편에선 공포감 조성하는게 문제라지만 국민이 누굴 믿고 편안한 맘을 가질지엔 글쎄다.
혹시 나도 걸리지 않을까 하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건 사실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신종플루에 감염이 될지 모를 일이니 정치인부터 말썽 부리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았음 좋겠다.
터무니 없는 생각인지는 알지만 내년 시장 선거하는데 얼굴 내밀기 시작했다는데 고위험군이 되었든간에 마다 않고 손을 잡을것이고 안아줄것이고 눈을 맞출것인데 시장이 되기 위해선 위험을 불사하겠다는 말이겠지.
조금 떨어진 모 고등학교에 한 학생 때문에 같은 반 삼십여명이 확진환자로 판명되어 병원에 입원중이라 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와서 난리를쳤고 선생님은 엄청 곤란을 당하셨다 한다.
선생님이 또 뭔 죄일까...
신종플루때문에 손과 발이 바빠졌다.
구기자차를 끓인다 생강차를 끓인다 대추차를 끓인다...하면서 내도록 불 앞에 서 있었다.
헛개나무 오리나무 사러 장날이면 뒤지고 다녔다.
평소 슬이아빠 때문에 잘 끓이긴 했지만 냉장고가 좁아서 여름엔 좀체 하기가 힘들었었다.
근로장려금 받은 덕에 김치 냉장고를 샀던 터라 냉장고 고민은 해결 되었고 이것 저것 만들었다.
근로장려금은 노짱님의 마지막 선물로 내겐 의미있게 쓰고 싶었다.
쪼달린 생활에 하고 싶은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지만 소원했던 김치냉장고를 사고 말았다.
김장철이 아니라 그런지 김치보다 끓이고 삶은 물이 두통 가득이다.
막상 아이들은 입도 대지 않는다.
감기에 면역력 길러주기 위해 애쓴 보람없이 슬비는 식혜만 해 달라고 조른다.
슬이아빠는 열심히 먹었다.
그런 사람이 오늘 병원 네 군데나 가야했다.
혈압때문에 보건소에 이 때문에 칫과에 전립선 때문에 비뇨기과 병원을 갔고 새로 들어 간 회사에 건강진단서 떼기 위해 진주병원에 갔다.
설마 건강에 더 큰 이상은 없겠지... 에잇. 모르겠다.
며칠전에 있었던 일이다.
하루는 슬비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친구가 머리가 뜨겁다면서 만져 보라고 했던 모양이다.
그 다음 날에 그 친구는 병원에 입원했고 문자로 주고 받는 중이라했다.
친구가 입원한 6인실은 모두 의심환자들만 있단다.
처음엔 아니었다해도 의심환자중에 확진환자가 생긴다면 말 할 필요없이 신종플루에 걸릴것이 아닌가.
슬비가 다니는 학교 전체 중에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는데 한 명이 의심환자로 입원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슬비 이야기 듣고 나서야 슬비와 친한 친구라는걸 알았다.
나는 사흘동안 슬비를 못 살게 굴었다.
열이 나는지 아픈데가 없는지 귀찮을정도로 묻기도하고 손을 머리에 대 보기도 했다.
손 씻기를 수없이 시키면서 나중엔 장난스럽게 놀리려하니 오히려 미안해 하며 고분고분 시키는대로 하였다
친구는 곧 퇴원한다는 문자를 받았다는데 계속 친하게 지내야 해야하는지에 모호한 질문을 하면서 학교에 갔다.
친구도 학교에 가면 왕따 당할까봐 꽤 걱정이었다고 한다.
슬비는 '이게 세상의 이치'라고 대답을 했다 하는데 친구를 어르면서도 내심 꺼림직함을 감출 수 없나보다.
'슬비야~ 걱정 말고 친구 퇴원하면 사이 좋게 잘 놀아라.'하면서 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자나 많이 주고 받으면서 그 친구 심심치 않게 하라고 했지만 그 이후엔 도저히 자신이 없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어제만해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뜨거운 눈물 그칠 줄 몰랐던 내 마음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하나님 맙소사. 용서하소서.
'살아 있는 이야기 > 쉼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는게 다 그렇지만... (0) | 2009.10.01 |
---|---|
이병주문학관에... (0) | 2009.09.25 |
내 마음... (0) | 2009.09.09 |
십년감수... (0) | 2009.07.21 |
'잘가오. 그대...' 사십구재 마치고... (0) | 2009.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