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감고 있는 섬에 뚝 떨어졌다.
삼천포 연륙교에 다리 난간을 붙잡고 어린아이처럼 쩔쩔 매며 넘었다.
아찔한 철계단을 내려 디딘 땅이 모개섬이란다.
겁장이 특유의 표정에 어떻게 군대 갔다왔냐는 꼬야의 핀잔에도 무서운건 무서운거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곧 바다로 떨어질것 같은....
무대 전면은 바다...
삼천포 항구를 배경으로 한 파도와 갈매기의 소나타라고 하는게 좋겠다.
인천에서 날아 온 꼬야의 첫 경험은 갓 잡은 생선 포 뜨기.
죽은것은 만지겠는데 살아 팔딱이는 생선은 도저히 못 만지겠단다.
실장갑 건네주면서 슬이아빠가 먼저 시범적으로 한마리 잡아주고.
속마음 덜덜덜.
손가락 덜덜덜.
이렇게 첫 경험이 나중에 선무당될지 누가 아누...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날엔
낚시는 누구한테도 이해되지 않는 위험한 취미같다.
멋도 모르고 동행한 나는 따라온게 후회일 수 있지만 즐겁다.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두손 두발 붙이고 엉거주춤하다 호주머니에 카메라가 뚝 떨어졌다.
내가 저 위에 다리에서 뚝 떨어졌듯이.
섬은 꼼짝하지 않는데 나만 죽어라 겁먹었고 카메라는 망가졌다.
사진으로 다시 바다를 그윽히 바라보며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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