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비가 쓰는 보드판에 숫자 쓰기 하다가...
티비에 관심이 더 많은 유진이
슬이가 유진이랑 노는 사이 다모와 놀이터에서
이 닦을 때와 혼자 논다는것과 같은 기분일까...
그림자가 점점 발 아래로 다가 오는 시간에 피할 곳 찾았다.
어린아이가 이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바라보아도 다모는 정말 이쁘다.
노는 모습은 더 이쁘다.
사진을 찍을 때 폼을 잡을 줄 아는 다모.
점점 장난꾸러기가 되다.
다모가 선생님 예쁘게 찍어 주겠다며...
다모 작품이라 그런지 구도를 잘 잡은 듯...
슬비가 학교에서 마치는 시간 전화 와서 점심 메뉴가 무엇인지 묻길래. 김밥천국으로...
기분이다... 럭키 노래방까지...
집에 가야 할 시간인데 집에 안 가고 싶다나? 엄마가 들으면 큰 일 날 소리겠지.ㅋㅋ
9시에 다모네 집에 가는 걸로 알고 있다가 다모 엄마가 8시 반까지 집에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시간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어서 준비를 했고 시간 맞추어 다모 집 앞에서 딩동딩동.
마침 우리집하고 가까운 곳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다고 허락 받았다. 슬이가 아이들을 보더니 한 눈에 반한 듯 반가워 했다. 까칠해 보이던 유진이 표정부터 살폈다. 불편한 듯 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덥다고 했다. 더웠다. 무진장... 이 더위가 영원히 기억할 정도로 더웠으니 아이들이야 오죽하랴 싶었다.
슬이가 선풍기 두대를 거실로 끌고 나와 돌려준다. 물을 한 컵을 들이 킨 유진이와 다모는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더니 더위에서 많이 진정 된 걸 느꼈다. 10살 짜리 유진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한다. 무료영화에 들어가서 영화를 로딩해서 보여 주었다. '부르스 윌리스' '몬스터vs에이리언' 이런 영화는 나한테 별로 흥미롭지 않지만 아이들에겐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에레이에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고 있는 동안 다모가 똥을 바지에 쌌다며 슬이는 화장실로 데려가 씻겼다. 팬티에 똥이 한 무더기 있었다. 샤워기를 틀어 변기통에 넣고 흔들어 씻어 내고 손 빨래 해서 널었다. 역시 애 똥이라서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집에 오다가 본 놀이터 그네를 보고 나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다모와 둘이서 놀이터에서 1시간 넘게 보냈다. 사진 찍어 줄 때 마다 온갖 폼은 다 잡는 거 보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끼가 다분해보였기 때문이다.
슬이와 슬비와 모처럼 외식하는데 유진이와 다모가 끼었다. 김밥을 좋아 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우동하고 라면을 시킨다. 매운 쫄면도 잘 먹고 돈까스도 두어 조각 먹었다. 요즘 아이들 비하면 입이 짧은 듯 했지만 잘 먹었다. 노래방에서 슬비 노래 들으려고 갔다. 음치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만 노래 가사는 많이 아는 편이다. 유진이도 노래 제목을 보고 가수가 누군지 알아 맞춘다. 잘 되었다 싶었는데 스무살 언니가 부르는 노래를 열살짜리가 따라 부르긴 버거웠다. 재미 없다는 듯이 스마트 폰에서 스티커 놀이에 열중하는 유진이를 두고 슬이 슬비 노래 신나게 불렀다.
그러는 동안 다모가 잠이 슬며시 들어 집에 오는 길에 슬이가 다모를 업었다. 등에 얼굴 묻고 있던 다모는 더운 열기 때문인지 잠에 깬 듯 했다. 그런데 능청스럽게 눈을 감고 자는 척한다. 너무 귀여운 몸짓이다. 내가 어렸을 적 아빠가 맛있는 만두를 사가지고 오셨을 때 자다가 잠을 깼지만 일어나기 부끄러워 자는 척만 하다가 아빠한테 들킨 적이 있었다. 눈초리가 깜박깜박거려서 어른들 눈에는 눈치가 챌 정도였지만 절대 눈을 안 뜬다. 다모를 집에 까지 업고 가려면 슬이가 땀을 많이 흘릴 것 같아서 깨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무더웠다.
집에 와서 또 같이 논다. 빙고도 하고 컴에 들어 가서 인형 옷 입히기도 하고 음악프로그램에서는 눈을 떼지 못하고 보기도 했다. 일찍 퇴근한 슬이아빠가 아이들을 보더니 많이 이뻐라 해서 기분 좋았다. 다모가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끓여 주었더니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을 줄이야... 저녁상 차려서 닭볶음이 나왔지만 닭고기는 거들떠 보지 않고 놀이터 가자고 졸랐다. 놀이터에서 유진이와 다모는 그네를 서로 번갈아가며 탔고 너무 재밌어하고 좋아라 했다. 집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 내일 또 보게 될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까 생각 해 보았다.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는 슬이가 과자를 한 보따리 사들고 들어 왔다. 나보다 슬이가 더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더니 기분 내는 모양이다. 오늘처럼 꿈같은 하루 꿈 속에서 이어지겠지? 잘자라. 유진. 다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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