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야기/쥐들의 세상에서

[스크랩] 봉천동에 밤

삼천포깨비 2005. 12. 13. 09:56
봉천동
어린시절부터 장가들때 까지 산
고향이나 다름없는 동네다

그저 무심히 지나치기만 했을뿐
참 오랜만에 머물러 봤다
그래봤자 주차장하고 지하 행사장이 고작 이었지만...

조금은 늦은 시간에 들어선 송녕회장은
적지 않은 넓이 임에도 친구들에 열기로 후끈 달아있었고

예상치도 않았던
한복 여인네들에 반김은
아! 내가 올곳을 제대로 왔구나 하는 안도감을 준다

은행가기 싫어서 못낸 회비를 내는데
한복여인네 하나가 찬조금 얘기를 한다
까짖거 하고 수표 두어장 꺼냈으면 좋겠는데 지갑이 비었다
그냥 모른척하고 돌아서는 뒷통수가 간지럽다

늦은 한두어시간 동안 어지간이 먹고들 마셨나보다
얼굴도 벌겋게 닳아들 있고
음식을 열심히 먹는 친구들도 그리 많이 보이진 않는다

한바퀴 휭하니 돌아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손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오고가는 인사중에 가장 많은건 역시 "많이 먹어라"다

딴 부페와 달리
조금은 작다싶은 접시를 들고 음식을 주어 담는데
어째 음식이 좀 부실하다

그제서야 홀을 한바퀴 둘러본다
봉천동에 명성에 어긋나지 않게 대단히 꼬지다

그러나
장소가 꼬지다거나 음식이 후지다거나...
그런게 뭐가 대수겠는가

그저 죤 친구들과
그친구들이 정성껏 마련한 기타등등에 감사할 다름이지
그래서 맛있게 먹었다

흔히들 하는 순서대로 여흥이 시작된다
그냥하면 집중 않되니깐 선물 추첨두 한다
운영진들 머리좀 쓴 티가 난다
수고했어~~

쥐방 행사에 고정 엠씨가 바뀌었네..
박수세번 외치던 아저씨는 저기서 한잔 꺽고있고
한복 곱게 차려입은 아줌마가 진행을한다
훨씬 보기 좋다

헤어스타일이 ㅎㅎㅎ 졸라 이상한 아저씨가 반주를 하고
쥐방 카수들에 노래잔치가 시작 되자마자
홀은 곧바로 묻지마 관광버스가 되 버린다

복고는 여기에 다 모인거 같다
알리고고, 투스텝,샹하이,막춤에 개다리까지
그래도 참 보기 좋다
킬로와 마린스에 지루박 탱고는 압권이었다

그사이를 누비는 아가씨가 하나 있다
꽤 비싸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티비서 보던 카메라멘에 포즈를 그럴싸하게 흉내내며
열나게 찍어대는 우리들에 찍녀
우린 그를 고소미라고 부른다

얼추 흥이 올랐다
이때쯤 등장하는 사람이 보통 그날에 주연이다
쥐방 오락역사에 대표주자 나무박사..
오늘도 역쉬~~ 그가 나선다
기타를 들고 나가면서 내게 눈짖은 한다
일찌기 홍천이 출판기념회에서 한번 호흡을 맞춰본바 있다

별로 나서기 싫었지만
모 도와 달래는데 않나가고 버티는것도 그래서 도울려고 나갔다
근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박사에 공연이 시작되자 마자 우르르~~ 몰려나와 난장을 쥑이는 친구들
쥐들에 흥을 누가 말리랴...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1등은 남자애들 망가뜨리기다
멀쩡히 대문에 고추걸고 나온놈들을
립스틱 바르고 가슴에 뽕 넣고 치장을 해서 여자광대를 만든다
사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유치 뽕~ 인데..
우리친구들은 무지 즐거워 한다
그래서 쥐방이 좋다

먹고,마시고,노래하고,춤추고,떠들고,자겁하고,간간히 지랄들도 하고...
보통 하는 짖들은 다했다
그런대 어젠 뭔가 조금은 달랐다
한복 여인네들 때문인가??

조금은 다른 행사를 마련하고 수고해준 운영자및 도우미들
정말 수고 많았고 그이름 쥐방 역사에 길이 남을거다
2005년 송년회도 역사에 남을거같다
아주 알차고 재미있고 내용이 있는 송년회였다
새해엔 더욱더 알차고 내용있는 쥐방이길 빌면서...


싸나휘 비풍초
출처 : 60년 쥐들의 세상
글쓴이 : 비풍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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