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소방훈련

삼천포깨비 2006. 2. 14. 00:16

 

 

 

 

 

 

 

대구 서문시장에 큰 불로 시장통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날로 제복입은 소방관들이 가게마다 들려서 불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지나갔다.

중앙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소방훈련이란다.

집채 만한 소방차가 시장입구로 들어선다.

삐융~ 삐융~

소방차가 나갑니다~ 삐유우웅~~~

가게마다 내걸린 천막으로 꼼짝 못하게 하고

난전에 앉은 사람은 쑥 들어 앉지 않고 한 발짝만 뒤로 물린다.

"이래갖고 어느 세월에 불 끄려구 안 움직이누?"

누군가 시장통 사람들에게 들으라고 혀를 차며 한 소리했다.

'이런 식으로 소방차 빨리 못 빠져 나가면 될 때 까지 계속하겠다'고 하니 빨리 치워서 소방차 빠져나가게 하자고 번영회 사무국장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 시간에 무슨 난리냐'고 투덜 투덜이다.

안에서 일하다 말고 뛰어나와 천막을 안으로 당기어 잡고 섰는데 소방차와는 한뻠도 안되는 간격이다.

아슬 아슬하게 지나갔다.

굼벵이처럼 느리게 빠져나가고 시장통 사람들은 다시 재빨리 제자리 찾아서 전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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