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에선 풀린다 카드만 풀릴 생각도 안하눈구마~"
"머가? 날씨가? 어제 오늘 봄날 같구만~"
"그게 아이고. 갱제가..."
"이제 정말로 장사고 모고 틋따!"
"맞제? 사람은 보이덜 않고 파는 사람 모이가 모하는기고?"
"세월이 좀 먹나? 귓밥이나 만지고 있어봐라. 손님 오것제. 하루 이틀 이러는것도 아인데."
내가 앞에 계속 서 있어도 아랑곳없이 진주할매와 대포띠기할매가 쉼없이 이야기 주고 받고 있었다.
"할매~ 배추가 너무 이쁘다..."
나는 대포띠기할매가 배추속을 두손으로 꼭꼭 누르며 펼치는 걸 보고는 좌판앞에 다가갔었다.
"이쁘제? 신부 꽃이다 이게."
"부케 말하는거예요?"
"하모. 신부 꽃 들고 있으니까 시집가면 되것제?"
"하하하~ 오늘 꽃 든 김에 갈랑교?"
"오야~ 가자 가..."
부끄럽다면서 사진도 못 찍게 하던 대포띠기할매는 연신 웃음으로 포즈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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