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만든 꽃

삼천포깨비 2005. 12. 20. 23:17

 

 

 

 

 

 

 

"텔레비에선 풀린다 카드만 풀릴 생각도 안하눈구마~"

"머가? 날씨가? 어제 오늘 봄날 같구만~"

"그게 아이고. 갱제가..."

"이제 정말로 장사고 모고 틋따!"

"맞제? 사람은 보이덜 않고 파는 사람 모이가 모하는기고?"

"세월이 좀 먹나? 귓밥이나 만지고 있어봐라. 손님 오것제. 하루 이틀 이러는것도 아인데."

 

내가 앞에 계속 서 있어도 아랑곳없이 진주할매와 대포띠기할매가 쉼없이 이야기 주고 받고 있었다.

"할매~ 배추가 너무 이쁘다..."

나는 대포띠기할매가 배추속을 두손으로 꼭꼭 누르며 펼치는 걸 보고는 좌판앞에 다가갔었다.

"이쁘제? 신부 꽃이다 이게."

"부케 말하는거예요?"

"하모. 신부 꽃 들고 있으니까 시집가면 되것제?"

"하하하~ 오늘 꽃 든 김에 갈랑교?"

"오야~ 가자 가..."

부끄럽다면서 사진도 못 찍게 하던 대포띠기할매는 연신 웃음으로 포즈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