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수첩/기타교실

기타와 함께 한 월요일...

삼천포깨비 2011. 10. 24. 15:54

 

 

 

 

 

 

 

 

 

 

 

 

 

 

 

 

 

글도 자주 써야 늘지만 사진도 자주 찍어야 잘 찍을 수 있다.

거기다 기타도 자주 쳐 봐야 는다는 걸 절실히 깨닫는다.

오늘은 카메라까지 들고 나서 선 여러님들 기타 치는 모습 담는다고 기타 치는 시간 조금 빼 먹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 맞으며 기타를 둘러 메고 갔다가 비 맞으며 기타를 둘러 메고 집으로 왔다.

이내 그칠 비 같아 우산 들고 온게 귀찮았는데 비가 계속이다.

비 그치면 무지 추워진다니 바로 겨울로 빠지는 건 아니겠지.

명색이 가을인데 청명한 가을하늘 눈 시리게 보고야 제대로 계절을 바꾸고 싶으니까.

남자의 계절이라고 나에게 무의미하란 법 없다.

지난 가을 시퍼런 하늘 보고 시퍼런 물 들였듯이 한 겹 더 시퍼렇게 칠하고 내년에 또 한 겹 더 진하게 칠하게 되겠지.

앞으로 몇 번을 덧칠 할지 모르지만...

그 날이 그 날 같고 그 가을이 그 가을 같기는 싫다.

살면서 수없이 지나쳤지만 이제는 온전히 느끼며 살고 가을이 주는 통증까지 느끼고 싶다.

 

이미 노화현상이 일어나는 몸뚱이로부터 신기한 것은 내 자신도 놀라울만치 예감이 적중한다는 것이다.

엊그젠가보다.

-엄마. 화장실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누가 똥을 쌌나?

-아닌데?

-그럼 비 올라꼬 그런기다.

-엄마. 비가 올라는데 왜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지?

-그런게 있다.

 

다음 날 아침이다.

-와. 엄마. 대박이다. 귀신같다. 엄마가 비 온다고 했는데 진짜 비가 온다.

슬비가 엄마란 존재가 무엇이든 알아 맞추고 속여선 안된다고 믿을 만큼 귀신까지 운운 하며 감탄해 했다.

귀신이 곡하고 갈 정도로 비가 오니 아마도 나이 값이 아니련가.

 

비가 오니 바람도 따라 불고 나뭇잎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곤두박질쳤다.

그렇게나 떨구어도 아직 나무에 잎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달려 있다.

숨이 꺼질 때 까지 기다리는가....

나 또한 무사히 가을을 넘기기는 힘들것이다.

어쨌든 이 가을을 무사히...

 

길을 걸으면 불러보던 그 옛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네
잊을 수 없는 님의 부드런
고운 미소 가득한
저 하늘에 가을이 오면....

내년 가을은 꼭 이 노래를 기타로 치며 가을을 달래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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