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이 몹시 아쉽기만 하다.
추워서 꽁꽁 싸매고도 덜덜 떨었던 겨울이 떠나기를 서둘렀고 봄이 느껴진다.
이런 기분일 때는 놀 틈을 언제쯤 만들까 달력부터 본다.
아무래도 자유로울 날은 없어 보인다.
넉넉잡고 육십되기까지만 장사하려 각오한 터다.
그러함에도 사실을 고백하자면 마음이 되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 노는 시간이고 책을 보자고 맘 먹어 보고 컴을 켜 보기도 한다.
같이 있는 남편 표정이 달라지는 걸 느끼면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만다.
앉은 자리에서 발라당 뒤로 자빠져 눈을 감는다.
그것이 제일 속 편한 짓이고 완전무결한 아내가 되는것이다.
하고 싶은게 많은데 스무네시간을 꼬박 가게에 살림에 장사에 손님에 매달리다보면 끝이다.
얼마가 벌렸는지 계산기 두드리지 않아도 되는 날엔 마음까지 헐렁하다.
쉽게 돈 벌리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알면서도 잘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남편은 티비 보기 나는 오랜만에 컴을 켰는데 또 가만두지 않는다.
따분한데 밖에 바람 쐬러 가자나?
난 모처럼 음악 감상이나 하려는데 한낱 멋으로 보였나보다.
듣고 있던 슬비가 벌떡 일어나 거울 앞에 선다.
못이기는 척 슬그머니 일어나서 코트 입었다.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심심한 집구석 보다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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