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사정없이 찬 바람이 부는 시장통. 바람이 불쑥... 한 겨울에 털모자에 두꺼운 잠바에... 아무리 껴 입어도 춥기는 마찬가진걸... 찬 손 녹이지도 못하고 겨울을 참고 견디는 우리 아주머니다. 최소한의 에너지는 몸 속에 온기만 있을 뿐이다. 아니지... 살아야겠다는 뜨거운 욕망을 품고 있어 견디는지도 모른다. 찬 땅바닥에 붙박이처럼 ..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2.18
추워서 눈물 나는 겨울. "날이 썸뜩스레 춥다." "겨울 날이 다 그렇제." "그래도 어지가이 추우야제." "허긴 초겨울에 이런 추위는 몇 십년만이라데?" "쫌 풀리야 사람도 기 나올거 아이가?" 할머니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야기 들으니 어제 전혀 싸운 사이가 아니다. 너 없으면 못 산다는 식으로 제법 다정하다. 나야 말로 ..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2.17
쪼시개는 무엇에 쓰는 물건? 굴까는 할머니한테 살짝 다가갔다. "할매~ 굴 까는거 그거 갈쿠리 같은거는 뭐라고 불러요?" "이거? 머할라꼬? 사진 찍나? 내 티비에 나오는기가?" "아뇨? 인터넷에 올려 볼려구요." "이거는... 쪼시개라고 부른다. 쪼시개..." "아하~~! 쪼시개였구나..."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2.08
폿이나 팥이나 그말이 그말... "그기 머꼬?" "폿이네!" "늘 폿이가?" "아이다. 올 폿이다." "장에 안 오디 우예 완노?" "깻잎 할매가 아랫자에 가도 자리가 없다면서 내리가지 말라 신신당부하데?" "그래. 장사 안했나?" "장사? 세월이 없은께 안 그러나? 자리도 없다하고..." "자리가 없긴 와 없노? 좋은 자리만 찾은께 그러치. 자리는 얼마..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2.05
불조심. 감기도 조심. 삼천포 중앙 시장 의용소방대원들이 불조심하자며 시장 구석 구석 돌았다. 철이 아닌데... 딸기가 눈에 띈다. 맛있겠다.... 엔간해서는 춥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대포띠기할매가 잔뜩 웅크렸다. 벌써부터 목도리 둘둘 말고 앉았는데 한 겨울은 어떡하나... "꼬라지 드러분데 또 사진 찍으나?" 대포띠기할..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1.21
오늘은 이런 일이...(세엣) 어떡하든 시장통 한번 살려보자...면서 호주머니 뒤지는 할머니... 온 몸을 흔들며 춤 추는 모습에 재밌어 죽겠다는.... 보태주는 정성이 고맙다면서 다시 흔들며 인사하는 똑순이아지매... 서울떡집 아저씨는 마치 혼이 빠진듯이 쳐다보다가 만원을 꺼냈다. 봐라~ 봐라~ 여기도 돈이 나왔다...며 소리치..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1.01
오늘은 이런 일이...(두울) 똑순이아지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지나가다 뒤 돌아보고... 쌀 푸대에 돈이 더 많이 쌓인다. 과일 파는 아줌마도 주저없이 보태는 모습이 보기 조아라. 김치가게에서도 파격세일로... 배추값이 아무리 비싸도 한다나 어쩐다나... 쏘대이모는 쌀 푸대 담은 구루마를 끌고 총무는 일일이 적어놓고 진..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0.31
오늘은 이런 일이...(하나) 11월 3일에 행사 준비하면서 십시 일반 쌀을 모금하기로 했다. 쌀 대신에 돈을 넣어 주는 문화가방 할머니... 진찬이아지매가 장구치고... 똑순이아지매는 각설이가 되었다. 얼~ 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 씨구 씨구 들어간다... 머 잡고 흔들고 갖은 아양 떨면서... 왼쪽에 시장횟집아지매. 가운데 쏘대.. 시장에서 길을 묻다/시장통 풍경 2005.10.31